(제네바=연합뉴스) 류현성 특파원 = 이탈리아 토스카나 질리오섬 인근 해안에서 지난해 암초에 부딪혀 좌초하면서 한쪽 편으로 기운 상태로 절반이 바다에 잠긴 채 20개월간 방치됐던 호화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를 바로 세우기 위한 작업이 성공했다.

축구장 3개 정도의 길이(약 290m)에 무게도 11만4천톤이나 나가는 호화 유람선 바로 세우기 작업은 16일(현지시간) 오전 9시부터 시작됐으며 17일 오전 4시께 완전히 수직으로 세우는 데 성공했다고 영국 BBC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지난해 1월 13일 4천229명을 태운 코스타 콩코르디아호는 선장의 어이없는 실수로 이탈리아 토스카나 질리오섬 해안에서 암초에 부딪히면서 좌초해 32명이 목숨을 잃고 2명이 실종됐다.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밑에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실종자 2명의 시신은 끝내 찾지 못했다.

만일 작업에 문제가 생기면 각종 독성 물질이 바다로 번져나가 국립해양공원으로 지정된 인근 해역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 오염물질 차단을 위한 수중 방어망도 설치됐으나 다행히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세계 선박 역사상 유례가 거의 없는 이 작업은 유람선 건조 비용보다 많은 6억 유로(약 8천672억원)이상이 들 것으로 추산되며, 수심 15m 깊이의 바닷속에 잠긴 채 부식이 진행 중인 선체에 충격을 가하지 않으려고 속도를 최대한 늦춰 진행됐다.

작업 관계자들은 선박의 파손 상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구조물 보강 작업을 거친 뒤 유람선을 이동할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유람선의 파손 상태는 애초 우려보다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유람선을 안전하게 보강한 뒤 이동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빨라야 내년 봄 정도에나 질리오 섬을 떠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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