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일건 기자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금강산 관광 개시 15주년(11월18일)을 앞두고 연일 금강산과 관련한 전설을 소개하며 신비함을 부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중앙통신은 지난달 31일부터 거의 매일 '세계적인 명산 금강산이 낳은 전설들'이란 제목으로 이달 9일까지 8회째 연재기사를 내보내며 금강산을 자랑했다.

통신은 "가을철이 한창인 요즘 조선의 명산 금강산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물결이 그칠 새 없다"라며 "1만 2천 봉우리와 갖가지 아름다운 새소리로 황홀한 절경을 펼친 금강산은 지금 울창한 녹음과 장쾌하고 웅장한 폭포 등으로 그 경치를 한껏 자랑하고 있다"고 선전했다.

이어 "온갖 기암괴석과 구슬 같은 맑은 물, 폭포, 담(호수), 우거진 숲 등이 잘 어울려 세계적인 명산으로 이름 높은 금강산에는 전설 또한 많다"라며 금강산과 관련한 전설들을 잇달아 소개했다.

통신은 외금강의 구룡동 상팔담에 깃든 '선녀와 나무꾼' 전설과 금강산 백도라지 전설, 마시면 '청춘을 되찾고 만년을 산다'는 '망장천' 샘물과 관련한 전설, 귀면암·삼선암·곰바위·망양대 등에 얽힌 전설을 상세히 전했다.

북한이 이처럼 전설까지 연재하며 금강산을 선전하는 것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분위기 띄우기 노력으로 풀이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조선중앙통신 기사는 주로 한국 등을 겨냥한 대외적인 메시지"라며 "우리 민족의 역사와 얽힌 금강산 전설을 연재하는 것은 남북한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의 금강산의 가치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의 이 같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것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1년 만경봉호를 타고 나진과 금강산을 오가는 해상관광을 시작하고 이듬해에는 전세기에 의한 금강산 국제관광을 도입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했지만 금강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북한 당국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에는 싱가포르의 대형 유람선 '황성호'가 나진과 금강산을 오가며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국제관광을 시작했지만, 관광객의 규모가 작아 지난 9월 초 사업을 포기했다.

한편 남측에 의한 금강산 관광은 1998년 11월 18일 관광선 '금강호'가 이산가족 등 826명을 태우고 동해항을 출항, 북한의 장전항에 입항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2008년 7월 북한군에 의한 남측 관광객 박왕자 씨의 피격 사망 사건으로 중단돼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재개되지 못했다.

yoonik@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