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국민 시인' 파블로 네루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칠레의 '국민 시인' 파블로 네루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칠레의 '국민 시인' 파블로 네루다(1904∼1973)가 독살이 아니라 암 때문에 사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칠레 언론에 따르면 네루다의 사망 원인을 조사해온 국제 법의학 전문가들은 네루다가 독살된 것이 아니라 전립선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197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네루다는 칠레의 대표적 좌파 인사로 꼽힌다. 친구인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1970∼1973년 집권)이 1973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주도한 군부 쿠데타로 축출돼 자살하고 나서 네루다도 12일 만인 그해 9월23일 숨을 거뒀다.

당시 69세의 고령에다 전립선암을 앓고 있던 네루다는 쿠데타의 충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가 계획했던 출국을 하루 앞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군부가 살해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네루다의 운전사이자 비서는 지난 2011년 한 잡지와 인터뷰에서 암살설을 제기했다.

칠레 사법부는 지난 4월8일 수도 산티아고에서 서쪽으로 120km 떨어진 이슬라 네그라 지역에 있는 묘에서 네루다의 시신을 발굴해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사법부는 지난해 아옌데 전 대통령의 시신도 발굴해 조사를 벌였으며 자살로 결론을 내렸다.

칠레에서 민주 선거로 선출된 첫 사회주의자 대통령인 아옌데는 피노체트 군사 쿠데타가 발생한 1973년 9월11일 대통령궁에서 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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