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각료 "미국과 협상은 정보수집 파문으로 어려워"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유럽연합(EU)이 내년 말까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브라질 각료가 8일(현지시간) 밝혔다.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페르난도 피멘텔 브라질 개발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브라질 뉴스포털 테하(Terra)와 회견에서 "메르코수르와 EU의 FTA 체결로 내년 말 세계에서 가장 큰 자유무역지대가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코수르와 EU가 FTA를 체결하면 인구 7억5천만명, 연간 교역 규모 1천300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 등장하게 된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가 회원국이다. 5개국의 인구는 2억7천만명,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3조3천억 달러, 면적은 1천270만㎢에 달한다. 남미 전체에서 인구는 70%, GDP는 83%, 면적은 72%를 차지한다.

유럽 27개국으로 구성된 EU는 2009년 GDP가 16조4천억 달러로, 세계 전체 GDP의 30%를 차지한다. 인구는 5억명에 달한다.

메르코수르와 EU는 1995년에 무역협상을 시작했으며 1999년부터는 FTA 체결을 전제로 협상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메르코수르의 농산물 수입관세 인하 주장과 EU의 공산품 및 서비스 시장 개방 확대 요구가 맞서면서 2004년 10월 이후 협상이 중단됐다.

메르코수르는 회원국들의 의견을 모아 단일 협상안을 마련, 12월 중 EU와 협상을 재개한다는 전략이다. 브라질과 우루과이, 파라과이는 이미 자체 안을 제시했으나 최근 수년간 보호주의를 강화해온 아르헨티나는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

메르코수르는 지난주에 이어 오는 15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외교·경제장관 회담을 열어 단일 협상안을 시도한다.

피멘텔 장관은 미국과의 FTA 협상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자세를 보였다.

피멘텔 장관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비밀 정보수집 행위로 미국-브라질 관계가 악화한 사실이 FTA 협상 노력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브라질은 주요 신흥국과 비교해 FTA 분야에서 크게 뒤졌다. 1991년에 출범한 메르코수르가 회원국의 개별 자유무역협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집트 등 3개국과만 FTA를 체결했다. 이 가운데 협정이 발효된 것은 이스라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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