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미국에서 올해 두 아이의 생명을 앗아간 '뇌먹는 아메바'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상수도에서 발견돼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조사결과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아메바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남동쪽에 있는 세인트버나드 패리시(카운티와 비슷한 루이지애나주의 행정단위)의 상수도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고 NBC 방송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온천이나 따뜻한 민물에서 주로 발견되며 먹었을 때에는 별 이상이 없으나 코를 통해 사람 몸 안에 들어가면 뇌에 침투해 뇌조직을 파괴하고 뇌수막염을 일으켜 감염자를 숨지게 한다.

CDC에 따르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미국에서 지난 50년간 128건의 감염 사례밖에 보고되지 않았지만 감염자는 세 명을 제외하고 모두 숨졌다.

특히 지난 7월 세인트버나드를 방문해 물미끄럼틀을 탄 4살 소년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으로 숨지자 보건 당국은 이 지역 상수도의 감염 여부를 조사했다.

CDC의 수질안전 담당자인 마이클 비치 박사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상수도에 서식하는 것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며 "매우 특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치 박사는 "설령 네글레리아 파울러리가 든 물이 코로 들어가도 보통 흡입되지는 않기 때문에 감염이 잘 되지는 않는다"며 "아이들이 물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주의할 부분"이라고 당부했다.

루이지애나주 보건당국의 켄 패스터릭 대변인은 "세인트버나드 패리시의 상수도를 배수해 오염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며 "작업이 몇 주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패스터릭 대변인은 "염소처리가 부족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루이지애나의 다른 지역 상수도는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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