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서 강연하는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    (서울=연합뉴스)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는 6일 오후 서울 동국대 본관에서 열린 지성콘서트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 움직임이 주변국들에게 침략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에 대해 "집단적 자위권은 국제법에 의해 모든 국가에 허용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벳쇼 대사는 이날 강연에서 집단적 자위권·과거사 문제 등을 두고 학생들과 설전을 벌였다. 2013.11.6 >    rock@yna.co.kr
동국대서 강연하는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 (서울=연합뉴스)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는 6일 오후 서울 동국대 본관에서 열린 지성콘서트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 움직임이 주변국들에게 침략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에 대해 "집단적 자위권은 국제법에 의해 모든 국가에 허용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벳쇼 대사는 이날 강연에서 집단적 자위권·과거사 문제 등을 두고 학생들과 설전을 벌였다. 2013.11.6 > rock@yna.co.kr

"집단적 자위권은 국제법에 허용" vs "일본은 왜 사과하지 않나"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가 우리나라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집단적 자위권·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의 '정당성'을 주장하다가 설전을 벌였다.

벳쇼 대사는 6일 오후 서울 동국대 본관에서의 지성콘서트 강연을 통해 주변국들로부터 침략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을 받는 자국의 집단적 자위권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국제법에 의해 모든 국가에 허용된 집단적 자위권은 주변 이웃국가가 침략당했을 때 함께 방어하는 것으로 다른 국가를 침략하는 것과는 무관하다"며 "개별적 자위권은 자신만을 보호하지만 집단적 자위권은 이웃국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침략의 과거사에 대한 사과와 반성 없이 추진되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은 사실상 군사 재무장에 불과하다는 비판에 대한 반격성 발언이었다.

이에 강연을 듣던 한 학생이 "독일은 나치 범죄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하는데 왜 일본은 사과하지 않는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벳쇼 대사는 "독일과 일본을 비교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useful)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공식입장은 1995년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이고 일본은 이 담화에서 태평양 전쟁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며 회피성 발언으로 이어갔다.

그럼에도 일본의 사과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학생들의 지적이 나왔고, 벳쇼 대사는 "그렇게 느꼈다면 사과의 표현이 충분하지(strong) 않았던 것"이라며 "프랑스와 영국이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했던 것처럼 한국과 일본도 노력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그의 그런 비유에 호응하는 분위기는 없었다.

벳쇼 대사는 일본 정부가 역사 교과서를 왜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며 자국 논리를 강변했다.

그는 "일본 교과서는 다양한 시각에 따른 다양한 역사적 근거와 감정들을 균형 있게 배치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사실적인 실수는 없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적 문제에 집중하기 앞서 문화·경제적 교류를 통해 한일관계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벳쇼 대사의 이런 주장에 "어떻게 과거사 정리 없이 미래로 나아갈 수 있겠느냐"라며 항의성 질문을 쏟아냈다.

벳쇼 대사의 이날 강연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한 민간교류'를 주제로 마련됐다.

강연에 앞서 동국대 학생 2명은 행사장 앞에서 "역사에 대한 사죄와 반성 없이 미래를 말할 수 없습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일본대상의 강연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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