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3천500만명 이동 예상…작년비 4.9% 증가 고속도로 일부 구간 오전부터 정체…내일 최고조 달할듯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5일에 걸친 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7일 서울역과 고속버스 터미널은 오전부터 고향을 찾는 시민들의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귀성길 교통체증에 대한 우려보다는 오랜만에 고향에서 가족과 재회하는 데 대한 기대감에 얼굴 한가득 웃음을 담았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터미널은 이날 오전 현재 '북새통'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오전부터 귀성 행렬이 시작되면서 조금씩 북적거리고 있다.

매표창구 앞은 귀성 버스 승차권을 구하려는 이들로 여느 때보다 긴 줄이 늘어섰다. 승차장에서는 예매자가 나타나지 않자 남은 좌석을 팔려고 버스업체 직원들이 큰 소리로 승차 의사를 묻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터미널 관계자는 이날 "오후 2시를 기점으로 귀성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4∼5시면 귀성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터미널 측은 이날 호남선에 버스 787대를 추가로 배치했다. 전남 함평행 버스를 기다리던 직장인 정기성(33)씨는 "올해에도 배우자가 없다 보니 다가올 '압박'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부모님 뵐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며 "다음번에 내려갈 때는 둘이서 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부선·영동선 대합실은 조금씩 늘어나는 귀성객으로 부산해졌다.

대학생 김애리(24·여)씨는 "원래 열차를 예매했는데 아침에 차를 놓치는 바람에 부랴부랴 버스표를 구해서 타러 왔다"며 "다음 주 시험이 있어서 가족들 응원을 받고 올라올 예정인데 어렵게나마 갈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웃었다.

이날 오전 11시30분 현재 고속도로는 천안논산고속도로 논산방향 남천안나들목→정안나들목,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 부곡나들목→북수원나들목 등에 정체가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 대부분 구간에서 소통이 원활한 상태다.

이날 오후부터 고속도로 정체 구간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연휴 첫날인 18일 정체 현상이 가장 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역도 연휴를 하루 앞두고 서둘러 고향을 찾는 귀성객으로 활기를 띠었다.

역사 로비에 마련된 의자는 열차를 기다리는 이들로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가족 단위 귀성객뿐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고향을 찾는 대학생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맡겨둘 곳을 찾지 못해 집에서 기르던 애완견을 데리고 나온 여성들도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대구행 열차를 기다리던 최종석(42)씨는 "오늘 휴가를 하루 더 냈더니 연휴가 길어져 좀 더 명절 분위기가 나는 것 같다"라며 "추석 끝나고 다음 날 천천히 올라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부산으로 간다는 대학생 김민수(22)씨는 "집에 가면 부모님과 취업이나 장래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집에서 쉬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을 생각하니 벌써 마음이 설렌다"며 웃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오늘과 내일 귀성길 기차표는 모두 매진됐으며 일부 입석만 조금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역에는 진보·보수단체들이 일찍부터 나와 귀성객을 상대로 선전전을 벌이는 등 다소 혼란한 시국을 반영했다.

국정원 시국회의 등 진보단체는 서울역사 입구에서 역사교과서·국정원 댓글 사건 등 최근 현안에 대한 기사 등을 담은 유인물을 귀성객들에게 나눠줬다. 보수단체들은 같은 곳에서 통합진보당 해산촉구 서명운동을 벌였다.

시민 이수홍(43)씨는 "항상 그렇듯 명절이 되면 정치 얘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 이번 명절에는 이슈가 많아 특히 더 그럴 것 같다"라며 "혹시나 언쟁이 심해져 명절 분위기를 해치는 집도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긴 연휴를 맞아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항공편으로 고향을 찾는 이들이 몰리면서 공항도 하루종일 붐볐다.

인천국제공항은 17~22일 한국을 떠나는 여행객이 32만4천명, 국내로 들어오는 승객은 35만1천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선이 대부분인 김포공항은 18~22일 항공편으로 국내를 오가는 승객이 26만2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17~22일 전국의 이동 인원은 총 3천513만명, 1일 평균 이동 인원은 585만명으로 각각 예상했다.

총 이동 인원은 작년 추석(3천348만명) 대비 4.9%, 1일 평균 이동 인원은 평시(317만명)보다 84.5%, 작년 추석(558만명)에 비해서는 4.8%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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