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마지막 회의, 기자회견서 연준 입장 설명상당 기간 금리인상 없다는 시그널 제시 전망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양적완화 축소 여부를 결정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17일(현지시간) 개회해 이틀간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는 무엇보다도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해 그간 시중에 돈을 풀어온 양적완화의 규모를 축소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현재 매월 850억 달러(약 92조원)씩 시행하는 자산매입 규모를 100억∼150억 달러 정도 줄이는 양적완화 소폭 축소 결정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은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어 회의 결과가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반면 축소 결정이 미뤄지거나, 축소 규모가 200억 달러 이상으로 예상보다 크면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는 또한 내년 1월 퇴임을 앞둔 벤 버냉키 연준 이사회 의장이 주도하는 사실상의 마지막 회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버냉키의 남은 임기 동안 FOMC는 이번과 다음달, 오는 12월 등 세 차례다.

하지만 12월 회의는 차기 의장이 정해진 상태에서 열려 버냉키의 주도권이 약해지며, 내달 회의에서는 성명 발표만 잡혀 있다.

따라서 연준이 자세한 경제 전망 보고서를 공개하고 버냉키가 기자회견을 통해 연준 입장을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회의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버냉키는 대공황 이후 최대 경제위기인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맞아 양적완화라는 사상 유례없는 비정상적인 통화정책을 고안, 시행해왔다.

이에 따른 부담을 후임자에게 고스란히 떠넘기지 않기 위해 버냉키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차원에서도 이번에 양적완화의 출구 전략에 착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문제는 양적완화 축소가 시장에서 긴축 정책으로 인식돼 불안감이 커질 가능성이다.

따라서 연준은 향후 경제가 상당히 회복될 때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연준은 이를 위해 기준금리 인상 요건 등을 시장에 우호적으로 조정하는 내용의 선제 안내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요건인 실업률 목표치 6.5%를 더 낮춰 금리 인상 요건을 까다롭게 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 이 경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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