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 저하ㆍ방대한 채권 보유ㆍ기대 부응ㆍ버냉키 퇴임 때문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미국 경제가 호전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고용과 소비, 경제 성장 등의 측면에서 만족스러운 상황은 아니라는 데 많은 경제학자들이 공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7∼18일(이하 현지시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보다 작은 규모의 출구 전략을 채택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출구전략이 채택된다해도 "과연 미국 경제는 이를 받아들일 만큼 튼튼한가"에 대한 논란은 향후 수개월 동안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AP 통신은 17일 이런 우려속에서도 연준이 현단계에서 출구전략을 시행할 수밖에 없는 4가지 이유를 분석했다.

AP는 첫 번째 이유로 연준 일각에서 '채권 매입이 더는 이전만큼 효과가 없다'는 회의론이 제기되는 점을 지적했다.

왜냐하면, 그간 풀린 돈 때문에 인플레 위험과 주식, 부동산 등 자산 쪽 거품 경보가 커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산 가치 왜곡 가능성도 경고된다고 AP는 덧붙였다.

두 번째로 출구 전략을 더 늦출 수 없는 시점이란 점도 지적됐다.

금융 위기가 5년 전 촉발되고 나서 연준이 지금까지 푼 자금이 기록적인 3조 6천600억 달러로, 위기 이전보다 이미 4배 증가했음을 상기시켰다.

이 추세로 가면 내년 여름에는 4조 5천억 달러에 접근할 것으로 AP는 내다봤다.

따라서 채권을 계속 사들이기만 하면 추후 출구 전략 때 시장을 뒤흔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빠져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또 시장 기대에 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점도 지적됐다.

즉, 이달 FOMC에서 출구 전략이 채택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이것이 시황에 이미 반영됐기 때문에 연준이 달리 움직이면 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준 의장 교체가 지적됐다.

버냉키가 현 임기를 끝으로 내년 1월 퇴진하는 것이 기정사실로 된 상황에서 그가 '결자해지' 차원에서라도 출구 전략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논리다.

후임 인선을 고려해서라도 연말까지 출구 전략을 미룰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버냉키는 이 때문에 이번 FOMC 후의 정례 회견에서 출구 전략 때문에 '단기 금리가 머지않아 인상되겠구나' 하는 시장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한 '선제 안내' 강화에도 초점을 맞출 것으로 AP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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