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실종 8명, 100여명 부상…범람·산사태 이어져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로 우려 증폭

 16일 제18호 태풍 '마니'(MAN-YI)가 일본 열도를 강타하면서 최소 8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1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또 태풍에 따른 호우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오염수 저장탱크 주변의 물이 넘칠 우려가 제기되자 원전 운영사가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물을 바다에 배출했다.

교도통신은 시가(滋賀)·후쿠이(福井)·후쿠시마·효고(兵庫)·미에(三重)현에서 하천 범람과 산사태 등으로 인해 3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사이타마(埼玉)·시즈오카(靜岡)현 등 24개 현(縣) 또는 부(府)에서는 최소 138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NHK가 전했다.

후쿠이현 오바마시에서 주택 12채가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등 곳곳에서 산사태로 인한 가옥파손과 침수 등 재산피해도 잇따랐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달 30일 도입한 '특별경보'를 이날 교토부, 시가현, 후쿠이현에 처음으로 발령했다.

특별경보는 호우, 지진, 쓰나미, 해일 등으로 매우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발령된다.

일반적인 재난 상황에서 내리는 '경보'보다 수위가 높으며 '즉시 목숨을 지키는 데 필요한 행동을 하라'는 게 당국의 지침이다.

하천 범람 등 폭우피해가 확산하자 교토(京都)·오사카(大阪) 등이 속한 긴키(近畿)지역 40여만 명의 주민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항공편 결항과 열차운행 중지 등으로 인해 3일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 전국의 여행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대형 태풍으로 분류되는 마니는 이날 오전 8시께 아이치(愛知)현 도요하시(豊橋)시 부근에 상륙한 이후 북상하면서 각지에서 강풍과 폭우를 일으켰다.

특히 시즈오카·아이치·기후(岐阜)현에서 한때 시간당 100∼110mm의 폭우가 쏟아졌고, 후쿠이현 오바마시와 교토시 일부 지역은 이날 아침까지 48시간 강우량이 300mm 전후에 이르며 평년의 9월 월간 강수량을 상회했다. 아이치현 도요하시에서는 순간 풍속 최대 39.4m/s의 강풍이 불었다.

피해지역에서는 정전과 통신 두절도 잇따랐다.

NTT도코모, KDDI(AU), 소프트뱅크 등이 운영하는 통신망은 간사이(關西), 추부(中部), 간토(關東) 지역에서 휴대전화·데이터 송수신 장애가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오염수 유출사태로 비상 상황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도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저장탱크들의 둘레에 오염수 외부 유출을 막으려고 만든 콘크리트 보의 수위가 상승하자 이날 오후 안에 고인 물을 배출했다.

이 조치로 ℓ당 24㏃(베크렐) 농도의 스트론튬 등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물이 바다에 흘러들어 갔다.

전날에는 보에서 ℓ당 37㏃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물이 흘러 넘친 것으로 확인돼 우려가 더욱 커지게 됐다.

jhcho@yna.co.kr

sewonle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