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후변화위, 기존보고서 예측오류 시인

(런던=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 '2007년 기후보고서의 지구 온난화 예측은 과장됐다."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지구온난화 전망의 바이블로 불리는 2007년 기후변화 보고서의 일부 오류를 시인했다고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달 공개되는 IPCC의 2013년 기후보고서 요약본을 인용해 1951년 이후 10년마다 0.13도 오를 것으로 예측됐던 기존 온난화 속도가 0.12도로 하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IPCC는 기존 보고서의 예측 작업에서 컴퓨터가 기후의 자연적 변화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탄소배출의 영향이 다소 과장됐다고 설명했다.

개정 보고서는 950~1250년에 이르는 중세에 지구 온도가 상승했던 시기가 있었던 사실도 새로 밝혀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지표면 온도의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중세의 이상기후 시기에 일부 지역의 기온이 20세기 후반보다 높은 기후 변동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 작업은 탄소배출세와 재생에너지 보조금 등 온난화 대응론에 근거가 돼온 기존 보고서를 둘러싼 의문점 규명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됐다.

연구비를 지원한 각국 정부는 전 세계 과학자 250명이 저술에 참여한 이번 연구에 1천800여 가지 질문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IPCC는 2007년 보고서를 통해 지구온난화에 대한 국제 대응을 선도한 공로로 노벨평화상까지 받았지만, 보고서를 둘러싼 오류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1997년 이후 지구 기온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상승을 보이지 않는 온난화 정지기를 예측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남극해 빙하가 계속 감소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실제 관측에서는 소폭 증가한 점이나 강력한 허리케인이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 빗나간 점 등도 논란을 빚는 부분이다.

최신 보고서는 이 같은 질문에 대해 여전히 명쾌한 설명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 보고서는 남극 빙하의 증가에 대해 "대부분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는 감소 추세가 나타나 증가 현상에 대한 과학적 신뢰성은 낮다"고 밝혔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마일스 앨런 옥스퍼드대 기후연구네트워크 교수는 논란과 관련 IPCC의 보고서를 기후변화의 바이블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오류 없는 과학보고서를 기대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보고서를 비난하는 진영이나 이를 신봉하는 환경론자 모두 과학 연구의 특성을 오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IPCC는 기후변화 개정 보고서 발간에 앞서 다음 주 스톡홀름에서 보고서 저자들과 195개국 정부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최종 토론회를 개최한다.

t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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