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이란이 2011년 이란 시위대의 영국 대사관 난입 사건으로 끊어진 외교 관계 복원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외무부는 1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과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이달 유엔총회 기간에 만날 예정이다"면서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양국 외무장관 회담은 지난 6월 이란에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영국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헤이그 장관은 이달 초 "자리프 장관과 시리아 분쟁 및 이란 핵개발 문제를 논의할 뿐 아니라 영국과 이란 관계 개선을 위한 단계를 밟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은 2011년 11월 이란의 강경 시위대가 테헤란에 있는 영국 대사관을 습격해 서류와 국기를 불태우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상화를 약탈하는 등 과격 행동을 벌이자 외교 관계를 중단했다.

이란 시위대들은 서방국가들이 이란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 제재에 나서자 영국을 목표로 정해 공격했다.

영국 정부는 이 시위를 이란 정부가 배후에서 조종한 것으로 보고 이란 주재 영국대사관을 폐쇄하고 직원들을 모두 철수시켰다.

하지만, 양국 장관이 만나더라도 외교 관계 복원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리프 장관은 지난달 "이런 문제에는 협상 과정에 시간이 걸린다"면서 "영국의 행동이 바뀌었는지 먼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로하니 대통령에게 영국은 이란 정부와 외교 관계를 복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편지를 썼다"면서 "하지만 영국대사관 습격 문제에 대해 변상 조치 등이 없었기 때문에 망설임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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