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다음주 유엔총회서 회담…이란 혁명 후 처음"

 미국과 이란의 대통령이 다음 주 유엔 총회에서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대면해 이란 핵협상에 새로운 장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외교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다음 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얼굴을 맞댈 가능성이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만남이 성사되면 이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모함마드 레자 팔레비 이란 국왕이 1979년에 만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양국 지도자 회담이 된다.

이란 전문가이자 전미이란계미국인협회 회장인 트리타 파르시는 "유엔 총회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의 만남은 시리아 화학무기 해법의 틀을 제시한 '제네바 합의' 이행에 커다란 정치적 압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로하니 대통령이 취임 후 자신의 실용주의적 접근을 보여주는 데 필사적이다"라고 분석했다.

파르시 회장은 양국 지도자들의 만남이 정식 회담 형식이 아닌 "양측에 진술 거부권을 주기위해" 복도에서 우연히 만나는 쪽으로 조율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중도 온건 노선을 표방하며 국제사회와 화해를 천명한 로하니 대통령이 서방과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외무부는 15일 AFP통신에 이란과의 끊어진 외교 관계를 복원하고자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과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이달 유엔총회 기간에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미국 ABC방송의 시사프로그램 '디스 위크'에 출연해 로하니 대통령과 최근 서한을 교환하고 핵 문제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두 정상이 어떤 형태로든 대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화학무기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결 노력이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는 이란에 잘못된 메시지를 줘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내가 외교를 선호한다는 것이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면서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보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우리에게 더 큰 문제라는 점을 이란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교훈으로 삼아야 하는 것은 이런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외교적 해법을 통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포기를 종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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