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팅게일 기장 수상 남상옥씨 "나는 보통 간호사"    (서울=연합뉴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전 세계 간호사들 가운데 모범적인 활동을 한 사람에게 주는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기장(記章)' 제44회 수상자로 결정된 남상옥(65·여)씨. 2013.10.24 >    photo@yna.co.kr
나이팅게일 기장 수상 남상옥씨 "나는 보통 간호사" (서울=연합뉴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전 세계 간호사들 가운데 모범적인 활동을 한 사람에게 주는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기장(記章)' 제44회 수상자로 결정된 남상옥(65·여)씨. 2013.10.24 >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행려 환자나 무의탁 환자들은 우리가 안 도와주면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저 주어진 환경에서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전 세계 간호사들 가운데 모범적인 활동을 한 사람에게 주는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기장(記章)' 제44회 수상자로 결정된 남상옥(65·여)씨는 2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남 씨는 보건의료 환경이 열악했던 1970, 80년대 제주도에서 행려병자와 무의탁 환자, 무의촌 도서지역 환자를 돌본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에 수상자로 선정됐다.

1971년 제주도립병원에서 처음 간호사 생활을 시작한 남 씨는 제주도 전체를 통틀어 간호사가 8명뿐이던 시절부터 40년을 환자를 돌보는 한 길을 걸어왔다.

남 씨는 "당시에는 병원 문턱이 워낙 높았습니다. 도립병원에는 노숙자와 빈곤층이 단골이었죠. 정말 어려운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직접 밥을 지어주거나 집에 있는 옷가지를 챙겨서 가져다주곤 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의료시설과 근무환경도 워낙 열악해 휴일 없이 온종일 일하는 날이 부지기수고 연탄불에 냄비를 올려놓고 주사기를 삶아서 사용하던 때였지만 어려운 환자들을 남겨두고 병원을 떠날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게 38년2개월을 꼬박 일한 남 씨는 지난 2010년 퇴직했지만 이후에도 봉사활동을 통해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을 돌보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남 씨는 자신을 "열심히 살아온 보통 간호사"라고 표현하며 "간호사들에게는 최고 영예인 이 상을 받게 돼 너무나 감사하고, 귀한 생명을 다루는 일에 사명감을 갖고 묵묵히 한 길을 걷다 보면 보람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남 씨는 이달 25일 서울에서 열리는 대한적십자사 창립 108주년 기념식에서 말라위 대양누가병원 백영심(52·여) 간호사와 함께 나이팅게일 기장을 수상한다.

'나이팅게일 기장'은 ICRC가 헌신적인 간호사였던 나이팅게일을 기려 제정한 상으로, 1920년부터 2년에 한 번씩 간호활동에 공적이 있는 이들에게 주고 있다. 간호사들에게는 최고의 영예로 통한다.

올해는 한국 2명을 포함해 16개국에서 32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인 수상자는 1957년 이효정 여사가 기장을 수상한 이후 올해까지 모두 53명이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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