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홈런 세리머니' 시리즈라고 할 수 있겠다. 삼성과 두산의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난데없는 홈런 세리머니 경쟁으로 불이 붙었다.

앞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도 홈런 세리머니가 큰 화제가 됐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 박병호, 김민성과 플레이오프에서 LG 이병규(7번)가 보여준 홈런 세리머니는 볼거리를 넘어 주도권 싸움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특히 두 팀을 꺾은 두산에서 홍성흔과 최준석이 보여준 홈런 세리머니가 극적인 홈런 상황과 함께 깊은 인상을 남겼다. 홈을 밟으면서 하늘을 향해 왼손을 들고 마치 나팔을 부는 동작처럼 오른손으로 쓸어 올리는 세리머니였다.

 
 

이 세리머니 동작이 화제가 되자 자신이 '원조'임을 주장한 홍성흔은 "홈런을 잊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뜻과 상대의 흐름을 꺾은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홈런 세리머니는 팀의 사기를 끌어올리며서 홈런을 맞고 분위기가 꺾인 상대의 기까지 누르는 효과가 있다. LG 이병규(9번)도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홍성흔의 홈런 세리머니가 강한데 그런 장면이 자주 나오면 우리 선수들이 불편할 것 같다"며 그의 '한 방'을 경계했었다.

23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는 삼성과 두산 모두 새로운 홈런 세리머니를 예고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홍성흔은 "사실 최준석의 홈런 세리머니는 제가 만든건데 준석이가 잘 치고, 폼까지 너무 좋아 나보다 더 떴다"면서 "나는 새로운 세리머니를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리며 다른 팀들의 홈런 세리머니를 지켜본 삼성 최형우는 "포스트시즌에서 다른 팀들의 세리머니가 인상적이었다"며 "그래서 우리도 특별한 홈런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경기 때 홈런이 나오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큰 경기에서 '한 방'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결국 더욱 많은 홈런 세리머니를 보여주는 팀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양팀간의 진지한 홈런 세리머니 경쟁에 더욱 시선이 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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