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모형 감옥' 등장…국제여론에 호소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 중국에서 새 정부들어 인권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수감중인 반체체인사와 인권 운동가들의 석방을 이끌어내기 위한 캠페인이 중국 안팎에서 벌어지고 있다.

15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으로 망명한 인권운동가 왕쥔타오(王軍濤)는 10여 년째 복역 중인 중국 민주화 운동 지도자 왕빙장(王炳章)의 석방을 요구하며 뉴욕에서 1주일 째 이색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국민주당전국위원회 공동의장인 왕쥔타오는 맨해튼 중심부에 있는 타임스스퀘어에 '모형 감옥'을 설치하고 그 속에 들어가 왕빙장의 석방을 위해 국제 여론이 중국 당국에 압력을 가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는 '왕빙장 수감 간접 체험' 시위를 타임스스퀘에서 2주 가량 계속한 뒤 유엔 본부 앞으로 시위 장소를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시위에는 중국 시각장애 인권운동가 천광청(陳光誠)의 미국 망명 지원에 가담한 변호사 왕쉐전을 비롯해 미국내 중국 인권 운동가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왕빙장은 캐나다와 미국 등지에 머물며 민주화 운동 잡지인 '중국의 봄'을 발간했으며, 중국 당국에 의해 활동이 금지된 '중국민주동맹'과 '중국민주정의당'을 창설한 인물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02년 중국 접경 베트남에서 체포한 뒤 그에게 스파이 혐의와 격렬한 테러활동에 가담한 혐의 등을 적용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한편 중국 자유주의 지식인들은 지난 12일 당국이 기업인 인권운동가 왕궁취안(王功權)을 전격 체포한 것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그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VOA는 전했다.

베이징 완성수위안(萬聖書園) 사장 류쑤리(劉蘇里), 촨즈싱(傳知行)사회경제연구소 창설인 궈위산(郭玉閃), 언론인 샤오수(笑蜀) 등이 주도한 성명에는 유명 인권운동가 후자(胡佳)도 참여했으며 서명자가 이틀만에 600여명으로 늘어났다.

억만장자이며 130만명의 팔로어가 있는 인권운동가 왕궁취안은 '공공장소 질서교란' 혐의로 자택에서 전격 체포돼 연행됐다.

중국 인권운동가들은 왕궁취안이 대중을 선동해 공공질서를 위협했다는 혐의는 터무니없다면서 왕궁취안은 수감중인 유명 인권운동가 쉬즈융(許志永)의 석방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에 참가해 '괘씸죄'를 적용받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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