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일 동안 10개국 2만2천500㎞ 종주…"여비 떨어져 돌아갈 길 걱정"

   
▲ 울산 '빼빼가족' 아시아-유럽 횡단 성공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울산 간절곶에서 포르투갈 호카곶까지 140일간 10개국 2만2천500km의 거리를 한국의 한 가족이 미니버스를 타고 횡단하는데 성공했다. '빼빼가족'인 최동익(50.울산시 울주군 범서읍)씨 가족이 20일 유럽의 서쪽 끝 포르투갈 호카곶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 가족이 타고 다닌 미니버스 '무탈이'. 2013.10.21 leeyoo@yna.co.kr
   
▲ 울산 빼빼가족이 140일간 달린 길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울산의 '빼빼가족' 최동익(50)씨 가족이 미니버스를 타고 아시아와 유럽 등 2개 대륙 횡단여행에 성공했다. 140일간 2만2천500km를 달렸다. 대륙의 동쪽 끝 간절곶(지도 오른쪽 빨간 점)과 유럽 대륙의 서쪽 끝 포르투갈 호카곶(왼쪽 빨간점)을 표시한 최씨 가족의 여행 지도. 2013.10.21 leeyoo@yna.co.kr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울산 '빼빼가족' 최동익(50)씨 가족이 한국인 최초로 미니버스를 타고 아시아의 동쪽 끝인 울산 간절곶에서 유럽의 서쪽 끝인 포르투갈 호카곶까지 이어지는 유라시아대륙 횡단에 성공했다.

최씨와 부인 박미진(45), 큰딸 다윤(19), 아들 진영(17), 진우(16)군 등 최씨 가족 5명은 지난 20일 포르투갈 호카곶(CABO DA ROCA)에 도착했다고 21일 연합뉴스에 알려왔다.

호카곶은 '대륙의 끝'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유럽의 유명 관광지로 주목받는 곳이다.

최씨 가족은 아시아 대륙의 시발점이자 동쪽 끝인 울산 간절곶에서 지난 6월 3일 출발, 10개 국가를 관통해 140일 만에 호카곶에 도착했다.

매일 200㎞씩 총 2만2천500㎞를 달렸다.

최씨 가족의 여정은 울산 간절곶∼강원도 속초∼러시아∼핀란드∼스웨덴∼덴마크∼독일∼룩셈부르크∼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 호카곶으로 이어졌다.

러시아의 우랄산맥과 바이칼 호수의 험난한 비포장길을 거치면서 중고 미니버스 '무탈이'가 탈이 나 정비소를 찾느라 애를 먹었다.

치안 때문에 소방서 주차장에서 버스를 세워 숙식했고, 핀란드 국경을 통과하지 못해 2시간 이상 기다렸으며, 언어소통이 안 되는데다 문화가 달라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데 1시간이나 걸리기도 했다.

국경 통과와 경찰 검문 때는 박맹우 울산시장이 여행 전에 최씨 가족이 대한민국 울산시민임을 밝히는 서한문이 큰 도움이 됐다.

점심 먹을 장소를 찾다 유명 관광지인 표트르 1세의 '여름궁전'에 우연히 들러 관광하는 재미도 있었다.

최씨는 자신의 블로그 '빼빼가족 유라시아횡단'(http://doegi.blog.me/)에 당시의 상황을 "여행은 그렇다. 모든 것이 우연히 온다. 길을 잘못 갔다? 그러나 잘못 간 길은 없다"라고 적었다.

한국에서 오토바이나 승용차를 타고 프랑스 파리까지 간 사람은 있지만 프랑스를 지나 포르투갈 호카곶까지 간 사람은 물론 아시안하이웨이 1번 도로(터키∼아프가니스탄∼중국)를 거쳐 한국으로 되돌아온 사람도 없다.

포르투갈 호카곶은 최씨 가족 여행의 반환점이다.

아시아와 유럽 2개 대륙 34개국 5만2천km를 365일 만에 종주하는 전인미답의 여행코스다.

그런데 최씨 가족에게 위기가 닥쳤다.

돌아올 여비가 부족한 것이다. 애초 아파트를 팔아 마련한 여행경비를 아끼려고 짐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버스에서 숙식하며 여행을 시작했지만 경비가 부족했던 데다 지출이 너무 많았다.

유럽 국가 간 국경통과 조약에 따라 다음 달 7일까지 루마니아로 가야 하는데 유럽 한가운데서 국제 미아가 될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최씨는 "누가 이리로 가라고 시킨 것은 아니지만 이런 무모한 여행을 선택했던 것은 가족 여행을 통해 아시아 대륙의 출발점이 한국이며, 울산의 간절곶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아시아-유럽 대륙의 새로운 여행 루트를 개발하자는 의미에서 블로거에 여행지의 모든 정보를 남겨 놓았다.

그의 블로그에는 정박지 위치(경·위도), 도로사정, 주행거리, 휴게소, 음식점, 한국식당, 한국 정비소, 유명 관광지, 게스트하우스, 노변 화장실, 도시의 특징과 유명 관광지를 둘러본 소회가 낱낱이 담겨 있다.

그는 "우리 가족의 용감한 일탈이 많은 가장에게 가족을 되돌아 보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우리 가족이 중동의 분쟁국에 가족의 의미를 알리고, 평화를 심으며 한국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각계의 지원을 부탁한다"라고 덧붙였다.

lee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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