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해경 "선박 운항자 시야 가리고 집중력 흐트러뜨려 사고위험"

"울산대교 경관조명 선박 운항 장애"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내년 말 완공될 울산대교의 경관조명이 선박 운항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울산대교를 울산의 야간 랜드마크로 삼으려던 울산시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울산항 부두위를 가로질러 건설 중인 울산대교. 공중에 매달린 임시작업로인 캣워크가 불을 밝히고 있다. 2013.10.21    leeyoo@yna.co.kr
"울산대교 경관조명 선박 운항 장애"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내년 말 완공될 울산대교의 경관조명이 선박 운항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울산대교를 울산의 야간 랜드마크로 삼으려던 울산시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울산항 부두위를 가로질러 건설 중인 울산대교. 공중에 매달린 임시작업로인 캣워크가 불을 밝히고 있다. 2013.10.21 leeyoo@yna.co.kr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내년 말 울산항 위에 완공될 울산대교의 경관조명이 선박 운항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울산대교를 울산의 야간 랜드마크로 만들어 관광상품화 하려는 울산시의 계획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울산대교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울산대교에 다양한 색상 변환이 가능한 LED(발광다이오드) 투광기를 설치해 시간대별, 계절별로 다채로운 야간경관을 연출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현대건설은 또 울산대교 경관조명 실시설계를 통해 당초 케이블에만 설치하려던 LED를 주탑에도 부분적으로 설치해 다채로운 변화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경관조명은 내년 말 울산대교 완공에 앞서 설치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울산해양경찰서는 울산대교에 경관조명이 설치되면 울산항을 오가는 선박 운항에 큰 방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박은 야간운항을 할 때 선박에 달린 항해등(황색·적색·녹색)의 색깔을 구분해 멈추거나 회피 운항을 하는데 울산대교의 경관조명이 항해등과 겹치면 선박 운항자의 시야를 순간적으로 가려 충돌 등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실시설계상 울산대교 경관조명의 색깔이 다양하고 화려하며, 밝아 선박 운항자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려 야간운항을 방해할 우려가 크다고 울산해경은 밝혔다.

게다가 울산항은 원유와 석유화학 운반선이 가장 많이 다니는 국내 최대 위험 항만이고, 수역 대비 선박 통항량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혼잡 항만이어서 대형 사고 우려가 상존하는 실정이다.

울산대교 시행사와 시공사, 설계회사 등은 울산항의 이런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경관조명 실시설계를 한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울산해경의 한 관계자는 "울산항은 선박블록을 실은 바지선, 예선, 통선 등 야간에 많은 선박이 다니는 위험한 항만"이라며 "교량의 화려한 불빛은 상당한 주의력을 요구하는 야간항해에 심각한 방해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에 경관조명을 설치하기에 앞서 울산해경, 울산해양항만청 등 항만 관계기관과의 협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항만 주변에서의 빛공해 규제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착공한 울산대교 건설 공사는 총 5천398억원을 투입, 울산항 위를 지나며 남구 매암동∼동구 일산동을 잇는 길이 8.38㎞(본선 5.62㎞, 연결로 2.76㎞), 왕복 2∼4차로 규모의 교량으로 내년 12월 준공될 예정이다.

lee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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