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19세기 말부터 시작된 우리 민족의 이주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 나왔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가 쓴 '세계의 한인이주사'(나남 펴냄)는 서로 다른 시기에 다른 이유로 세계 전역에 이주한 재외 한인들의 역사가 지역별로 수록됐다.

한인의 이주사는 크게 네 시기로 나눌 수 있다.

먼저 1860년대 연해주 이주를 시작으로 1910년대까지 이뤄진 이민은 주로 가난과 배고픔, 지배층의 수탈로 인한 것이었다. 이 시기 농민과 노동자들은 더 나은 삶을 찾아 중국, 러시아, 하와이 등지로 떠났다.

두 번째 시기인 1945년까지는 일제 통치하에 토지와 생산수단을 빼앗긴 이들의 만주와 일본 이주가 주를 이뤘다. 이 시기 정치적 난민과 독립운동가들이 중국, 러시아, 미국 등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어 해방 후부터 우리 정부가 이민정책을 수립한 1962년까지는 전쟁고아, 미국과 결혼한 여성, 혼혈아, 학생 등이 미국이나 캐나다로 이주했다.

마지막으로 1962년부터 현재까지는 정착을 목적으로 한 이민이 이뤄졌고 유럽, 중남미 등 대부분의 한인시회가 이 시기에 형성됐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기본 흐름을 바탕으로 아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로 나눠 이주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본다.

책 말미에 해외 입양의 역사와 실태도 별도의 장으로 다루고 있다.

윤 교수는 "지금까지 해외 입양인까지 포함해 여러 지역의 재외동포 역사를 포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개론서가 많지 않았다"면서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썼고 사진 자료도 다양하게 수록했다"고 소개했다.

윤 교수는 이어 "재외 한인은 더 이상 '재외'가 아니라 모국의 중요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다문화사회로 변모하는 지금 재외 한인의 경험을 통해 공존과 통합의 원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한국현대사 교양총서의 네 번째 권으로 나왔다.

280쪽. 1만2천원.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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