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외국에서도 반크 강연회와 같이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바로 알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16일 만난 베이징대 정치행정학과 4학년인 이창완(24) 씨는 올해 중국 유학생활이 4년차다. 우리나라에서 수도권에 있는 외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중국으로 유학을 왔다.

그는 "당시 베이징대에서 우리나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신입생 모집을 하고 있었고 마침 아버지가 중국에서 사업하고 계셨던 터라 중국 유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반크가 전날 강연회를 연 베이징대의 한국유학생회 회장이다. 그는 "유학생회가 1년에 6번 정도 강연회와 채용설명회를 여는데 그동안 강연회는 자기계발, 중국에 대한 이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역사강연회를 여는 것은 최근 수년간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연회를 열기까지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는 "강연회나 채용설명회는 학교 허가를 받아 강연장을 빌려서 하는데, 이번 강연회는 역사강연회인데다가 중국에서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반크가 한다는 것 때문이었는지 학교에서 허가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반크의 강연회는 베이징대 밖에 있는 호텔에서 진행됐다. 오후 늦게 진행된 강연회였지만 유학생 70여명이 참석해 큰 관심을 나타냈다. 베이징대에는 학부생만 750여명, 석박사과정 합하면 1천여명의 유학생이 다니고 있다.

"역사강연회에 대해 신선함도 있었고, 중국에서 어릴 때부터 유학생활을 한 친구들이 많아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은 터라 많은 유학생이 참석하게 된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유학을 왔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역사관의 차이를 드러낸다며 한 일화를 소개했다.

"한 번은 택시를 타고 가다가 택시 기사가 '한국은 중국 속국으로 있다가 독립해서 나간 게 아니냐'고 얘기를 해서 설전을 벌인 적이 있다"며 "이 기사가 중국인의 역사 인식을 대변해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곳에서는 중국이나 일본 친구를 만나면 역사에 대해서는 서로 얘기하지 않는 불문율이 있다"고도 했다.

이 씨는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나라 역사와 과거사 인식에 대해 더 깊이 찾아보려는 노력은 하지 못했는데 반크의 강연회를 들으면서 자극을 받은 것 같다"며 "해외에 생활하면서도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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