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키플레이어는 단연 기성용(24, 선덜랜드)이라고 할 수 있다. 중앙에서 공격과 수비에 모두 직접적으로 가담한다. 공격시엔 패스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해야 하고, 수비시에는 수비라인 바로 앞에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해야 한다.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성용의 활약 여부에 따라 경기 내용과 결과가 모두 달라질 수 있다. 브라질팀에서도 한국의 키플레이어로 기성용을 꼽았다.

기성용은 패서다. 중앙에서 좌우 측면, 혹은 전방으로 패스를 공급하며 공격을 이끈다. 하대성(28, FC서울)이 빠진 대표팀에서 기성용만큼 경기 조율 능력이 탁월한 선수는 없다. 거리를 가리지 않는 정확한 패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미 지난 시즌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의 스완지 시티에서 능력을 검증 받았다. 선덜랜드에서도 이적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찼다. 9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공식훈련에서도 홍명보(43) 감독은 기성용에게 볼 배급을 맡겼다.

미드필드 진영에 선 기성용은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공격수에게 공간 패스를 내주는 역할을 수행했다. 손흥민(21, 바이어04레버쿠젠), 구자철(24, 볼프스부르크), 지동원(22, 선덜랜드) 등이 좌우, 중앙의 빈 공간으로 뛰어 들어가면 기성용이 땅볼, 혹은 공중볼로 패스를 연결하는 훈련이었다. 지난 런던올림픽에서도 홍명보 감독은 기성용을 플레이메이커로 활용했다.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도 기성용의 경기 운영은 돋보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스카(22, 첼시)가 기억에 남는 선수로 기성용을 꼽을 정도였다.

기성용의 역할은 공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기성용은 4-2-3-1 포메이션에서 '2'에 해당하는 자리에 선다. 흔히 말하는 '딥라잉(deep-lying) 플레이메이커'로 경기를 조율하는 동시에 포백라인을 보호하는 역할까지 소화해야 한다. 특히 브라질과 같이 오스카, 네이마르(21, FC바르셀로나) 등 뛰어난 공격수들이 포진한 팀과의 경기에서는 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이들은 최전방과 2선을 자유롭게 오가며 공격을 펼친다. 개인기가 탁월해 한국 수비수들이 1대1로 맞서면 돌파를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네이마르는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플레이가 위협적이다. 더구나 브라질 선수들은 강력한 슈팅 능력을 갖고 있다. 심지어 다니 아우베스(30, FC바르셀로나), 마르셀로(25, 레알마드리드)와 같은 수비수들도 슈팅력이 좋다. 기성용은 이들이 슈팅을 자유롭게 시도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방해해야 한다. 따라서 페널티라인 부근에서의 위치선정이 중요하다.
 

한편 브라질과의 평가전은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오는 12일 저녁8시 치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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