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국회의장 "사회보장협정 비준, 최대한 협조할 것"

(앙카라=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유라시아 4개국을 순방 중인 강창희 국회의장은 9일(현지시간)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압둘라 귤 대통령 및 제밀 치첵 국회의장을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강 의장은 이날 오후 대통령궁에서 귤 대통령을 예방하고 "한국 기업들이 터키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데 한국 기업이 터키의 여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고 조윤수 국제비서관이 전했다.

귤 대통령은 "한국과 터키가 무역·산업·관광 측면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으면 한다"며 양국 간 무역 불균형 해소, 한국 기업의 터키 투자 확대, 터키를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 증대 등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강 의장은 "한국과 혈맹 관계인 터키는 한국전쟁 때 1만5천명을 파병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했고 오늘날의 한국 발전에 많이 기여했다"며 "참전용사의 후손들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귤 대통령은 "한국과 터키는 역사적 유대관계가 굉장히 강하다"며 "특히 한국 정부가 부산의 유엔 묘지에 있는 터키 희생 병사들의 묘를 최선을 다해 관리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 의장은 이에 앞서 국회 접견실에서 치첵 국회의장과 가진 회담에서는 양국 파견 근로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한국-터키 사회보장협정'의 조속한 국회 비준을 요청했다.

강 의장이 "터키 국회에서 사회보장협정을 빨리 비준해준다면 국내 기업의 투자가 훨씬 촉진될 것"이라고 말하자 치첵 의장은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강 의장은 "한국과 터키 간 자유무역협정(FTA)가 발효돼 상품 분야는 개방됐지만, 서비스·투자 분야는 아직 미비하다"며 "서비스·투자 분야까지 해결되면 한국의 투자가 확실히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의장은 또한 "한국의 대기업들이 터키의 고속철도, 철도 교량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참여하길 희망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터키 측의 지원을 요청했다.

치첵 의장이 "에너지는 터키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 분야이고 그 중 하나가 원자력 발전"이라며 "에너지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하자 강 의장은 "우리의 인력이나 교육, 운영 등과 관련한 모든 기술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두 의장은 양국 국회 간 협력 확대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강 의장은 치첵 의장 및 한-터키 의원친선협회의 방한을 요청했다.

치첵 의장은 터키의 2020년 올림픽 개최 및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진출을 위한 한국의 지지를 요청했다.

강 의장은 이날 터키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을 지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묘소인 앙카라 시내 '국부묘지'를 참배했다.

케말 아타튀크르(1881~1938)는 제1차 세계대전 패전으로 터키 본토가 강대국의 점령 하에 놓이게 된 상황에서 독립 전쟁을 시작, 터키 독립을 이뤄낸 인물이다.

강 의장은 10일 앙카라 시내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오찬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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