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중국에 한국을 알리려면 웨이보(微博)와 런런망(人人網)을 이용해야 해요. 특히 중국 젊은이들이 이 두 가지 SNS를 가장 많이 이용하니까요."

한국 드라마와 K-POP이 좋아 한국으로 유학 온 강 이(25·여·康怡)씨는 8일 "얼마 전 영화 '건축학개론'의 무대가 된 제주도 해안가 집을 웨이보에 소개한 뒤 중국인 친구들이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를 방문한 적도 있다"며 "웨이보 이용자가 약 4억명이니까 좋은 얘깃거리만 있으면 홍보는 저절로 된다"고 말했다.

웨이보는 중국판 트위터이고, 런런망은 중국판 페이스북이다.

2008년 건국대학교 문과대학 커뮤니케이션학과에 입학해 올해 졸업하고 곧바로 문화컨텐츠대학원에 진학한 강 씨는 지난해 한국관광공사 SNS기자단 '한유기'(韓遊記)에서 1년간 활동했고, 지난 4월부터 경기도가 운영하는 중국 유학생홍보단 '락(樂)!경기'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또 정동극장 해외PD로 일하며 공연 작품과 한국문화를 소개하고 있고, 공항과 여행사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짜이(在)서울'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등 '한국 알림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그의 웨이보 팔로어는 2천386명으로 아주 많은 편은 아니지만, 재미있는 소재를 계속 찾으면서 팔어로를 늘려가고 있다.

락경기 단원으로서 그가 하는 일은 웨이보와 런런망 등을 통해 경기도에 있는 주요 관광지나 쇼핑정보, 축제 일정 및 맛집을 소개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수원 화성과 연천, KBS 촬영장 등을 돌아봤다.

강 씨는 "얼마 전 연천에서 캠핑카에서 자고 바비큐파티도 하면서 멋진 경관을 돌아보는 체험을 한 뒤 캠핑카 사진 등을 웨이보에 올리자 순식간에 '신기하다' '가 보고 싶다'는 댓글 수 십개가 달렸다"며 "한국관광공사나 경기도가 직접 한국의 좋은 곳과 좋은 것을 알리는 일도 필요하지만 중국인의 눈으로 보고 느낀 체험담을 올리면 홍보 효과가 그만큼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짜이서울은 한국에 관심이 있는 중국인들이라면 대부분 아는 잡지로 홍대 부근에 있는 팔리안스라는 PR회사가 제작하고 있다.

정동극장 해외PD 일은 현재 공연 중인 춘향전을 각색한 '미소'라는 작품을 소개하면서 한복과 한식 등 한국문화를 알리는 일이다.

며칠 전부터는 한글날을 앞두고 좋아하는 한국 단어나 문장을 올리는 웨이보 이벤트를 시작했다. '오빠' '사랑해요'라는 단어가 제일 많다. 좋은 글을 올린 사람들 가운데 국내 체류 중인 유학생 등에게는 정동극장 공연티켓을 보내준다.

강 씨가 가 본 곳 중에서 제일 좋은 곳은 역시 바다와 산이 어우러지고 풍부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제주도였다. 중국인들이 제주도를 많이 찾는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그는 "중국인들은 경복궁을 보여주면 그저 그런 반응을 보이지만, 인사동을 돌아볼 때는 호기심을 발동한다"며 "한국의 전통을 중국에 소개할 때는 웅장한 외관보다는 전통의 참맛을 보여줘야 한다"고 충고했다.

차를 많이 마시는 중국인들은 실내를 한지로 장식한 멋진 한옥 찻집에서 오미자차나 대추차 등을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중국도 현대화 바람이 거세지면서 전통의 멋을 간직한 곳이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은 중국에 한국을 알리는 일은 곧 한국에 중국을 알리는 일이기도 하다"며 "지금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있으니까 두 나라 사이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PR 분야에서 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 씨의 고향은 타이산(泰山)이 있는 산둥성의 타이안(泰安)으로, 그는 지금 짓고 있는 타이안공항이 2015년경 완공되면 인천에서 직항로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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