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의원 "공론화 미진, 혈세 부담" 비판

지난 2일 성남시 성남일화 축구단 인수 발표 후 기념촬영(연합뉴스DB)
지난 2일 성남시 성남일화 축구단 인수 발표 후 기념촬영(연합뉴스DB)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성남시가 성남일화 프로축구단을 인수해 시민구단으로 운영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지역사회에서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는 인수결정을 지지하는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시의회와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구단 인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4일 성남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의장을 지낸 장대훈 새누리당 시의원은 페이스북에 "공청회 한 번 거치지 않고 시가 일방적으로 졸속 결정을 내렸다"며 "시민 혈세를 퍼붓는 잘못된 결정으로 이 일에 앞장선 정치인들은 시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다른 글에서 "매년 최소 150억원의 예산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투입된다"며 급식시설 개선 등 그만한 예산으로 투자할 수 있는 사업 열 가지를 나열했다.

시의회 새누리당협의회 간사 이덕수 시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프로축구단 인수는 아마추어 행정"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단 한 번 토론 없이 여론에 떼밀려 석연찮게 인수를 결정했다"며 "시 재정으로 충당 가능한지, 타 경기단체와 형평성 문제가 없는지, 운영의 효용성은 있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전직 국회의원인 신영수 새누리당 성남수정당협위원장은 구단 인수 및 시민구단 재창단을 환영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덕수 시의원이 성남수정당협 소속이어서 같은 정당, 같은 지역구에서도 파열음이 나는 셈이다.

이는 지난 2일 이재명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축구단 인수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요구에 시의회는 여야가 따로 없이 하나가 됐다"는 말한 부분과도 배치된다.

그동안 지역 정치권에서는 김태년(성남수정) 민주당 의원, 시의회 민주당협의회, 최윤길 시의회 의장, 정용한 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 등이 구단 인수에 찬성 의견을 밝혔다.

지역 정치권에서 찬반의견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면서 구단 운영비 투자를 위한 예산 심사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시 홈페이지의 인수 환영 글들 틈에서 반대 글도 눈에 띈다.

홍모씨는 "시민구단이라면 시민에게 의견을 묻고 시민 10만명(전체의 10%) 이상이 주주로 참여해야 한다"며 "아무 대책 없이 인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운영비와 관련해서도 "지역 기업에 청탁성 지원 요청하고 시즌권은 공무원과 유관단체에 강매해 자금을 마련할 거냐"며 "대외적 명성에만 치우친 전시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이날 종교단체 지도자 10여명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구단 인수 및 재창단 계획을 설명했으며 이 자리에서 반대의견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시장은 지난 2일 구단 인수를 통한 시민구단 운영이 "시민 대통합과 참여, 브랜드 홍보 및 경제적 시너지 효과 등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한 가치를 안겨줄 것"이라며 운영비에 대해 "충분히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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